조호바루에서 싱가포르로 넘어간다는 것은 단순히 국경을 통과하는 일이 아니라, 완전히 다른 분위기의 도시를 하루 만에 체험하는 특별한 경험이었습니다. 특히 저희처럼 아이를 동반한 가족 여행자에게는 준비와 계획이 무엇보다 중요했는데요. 저의 실제 여행 경험을 토대로, 조호바루에서 싱가포르로 편하게 넘어가는 방법을 자세히 공유해드릴게요. 처음이시라면 이 글을 꼭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1. 차량으로 국경 넘기 – 아침엔 순조롭지만, 오후엔 전쟁
제가 처음 조호바루에서 싱가포르로 넘어갔을 때는 오전 9시쯤 호텔에서 Grab을 호출해 출발했습니다. 아이가 어려서 무거운 유모차, 기저귀 가방, 간식 가방까지 짐이 많았기 때문에 대중교통은 아예 고려 대상이 아니었어요. 기사님이 숙소 앞까지 픽업해주었고, 말레이시아 출국 심사장인 JB Sentral CIQ까지는 20분 정도 걸렸습니다.
출국 심사를 받을 때는 차량에서 하차해야 했고, 유모차는 접어서 직접 들고 올라가야 했어요. 심사대까지 엘리베이터를 타고 이동해야 했는데, 주말이라 그런지 줄이 꽤 길었습니다. 다행히 아이가 잠든 상태여서 무사히 통과할 수 있었지만, 짐을 드느라 땀이 줄줄 났던 기억이 납니다.
싱가포르 입국 심사장인 Woodlands Checkpoint에서는 다시 하차해서 입국 심사를 받았는데, 여기가 진짜 고비였습니다. 점심 시간이 가까워질수록 차량이 몰리면서 교통이 정체되었고, 저희는 약 50분 정도 차량 안에서 대기해야 했습니다. 아이가 심심해하자 준비해간 그림책과 간식이 큰 도움이 되었어요. 입국 심사도 비교적 간단했지만, 외국인은 별도 줄이 있어 시간이 좀 더 걸렸습니다. 입국 후에는 다시 그랩을 불러 싱가포르 MRT역 근처로 이동했죠.
총 소요 시간은 약 2시간 정도였고, 순조로웠던 아침 일정과는 달리, 오후에 다시 돌아올 때는 교통체증으로 인해 3시간 가까이 걸렸습니다. 이때는 아이가 차 안에서 잠이 들어 다행이었지만, 저희 부부는 체력적으로 꽤 힘든 일정이었어요. 그래서 다음번에는 다른 방법을 고려하게 되었죠.
2. 셔틀버스로 국경 넘기 – 예산 절약엔 좋지만 체력 소비가 큼
두 번째 방문에서는 비용을 아껴보자는 생각에 셔틀버스를 이용해보기로 했습니다. 저희는 조호바루 JB Sentral에서 Causeway Link CW2 버스를 탑승했는데요, 이 버스는 싱가포르 Queen Street 버스터미널까지 연결됩니다. 요금도 5링깃 정도로 저렴하고, 버스가 15~20분 간격으로 자주 운행되어 나름 괜찮은 선택처럼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생각보다 고단했습니다. 먼저 버스에 탑승하고 말레이시아 출국 심사에서 하차, 심사를 받고 다시 버스를 타야 하는데, 같은 번호의 버스가 오지 않거나 만석이라 기다리는 시간이 생기더군요. 특히 아이가 지루해하고 유모차를 내리고 접고 다시 태우는 반복이 체력적으로 부담됐습니다.
싱가포르 입국 후에도 다시 하차해 심사를 받고, MRT역까지는 도보로 이동해야 했습니다. 유모차를 끌고 더운 날씨 속에서 MRT역까지 걸어가는 길은 꽤 험난했습니다. 아이가 “왜 이렇게 멀어?”라고 투덜대는데, 저도 솔직히 후회가 들었습니다. 비용은 확실히 절약되었지만, 아이를 동반한 가족에겐 맞지 않는 방식이란 걸 직접 체험하게 되었죠.
물론 짐이 적고 아이가 어느 정도 나이를 먹어 잘 걸어다닌다면 셔틀버스 이용도 괜찮습니다. MRT와 바로 연결되는 Kranji 역까지 가면 센토사나 오차드로드 등 주요 관광지로 바로 이동할 수 있는 장점도 있고요. 하지만 체력 안배와 시간 효율을 생각하면 한 번쯤 경험해보되, 계속 이용하기엔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3. 프라이빗 차량 예약 – 최고의 선택, 다음부터는 무조건 이걸로!
마지막 여행에서는 온라인 플랫폼(Klook)에서 프라이빗 밴 서비스를 예약했습니다. 6인승 밴이었고, 가격은 편도 약 130링깃 정도였어요. 기사님은 호텔 로비로 직접 픽업을 와주셨고, 짐도 다 실어주셔서 너무 편했습니다. 무엇보다 감동적이었던 건, 입출국 심사 시 저희가 하차하지 않아도 되는 등록 차량이었다는 점이었습니다!
국경을 지날 때 유모차도 접을 필요 없이 차량 안에서 대기하며 모든 절차가 진행됐고, 아이는 에어컨 나오는 차 안에서 낮잠을 자고 있었습니다. 정말 꿈같은 시간이었어요. 부모는 피곤하지 않고, 아이도 안정감 있게 국경을 넘을 수 있어서 이 서비스가 왜 입소문을 타는지 알겠더군요.
도착지는 싱가포르의 클락키 호텔이었는데, 기사님이 호텔 로비 앞까지 데려다줘서 저희는 그야말로 몸만 움직였을 뿐이었죠. 이후 저녁까지 여유 있게 센토사 야경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다음날 돌아올 때도 같은 방식으로 예약했는데, 왕복 예약 시 할인도 있어 비용 대비 만족도가 매우 높았습니다.
프라이빗 밴은 특히 아이가 있는 가족, 노약자 동반 여행자, 짐이 많은 경우에 추천하고 싶습니다. 예산이 조금 추가되더라도 얻는 가치가 훨씬 크기 때문입니다. 유아용 카시트, 넓은 내부 공간, 전용 기사님까지 제공되니, 그야말로 스트레스 없는 이동이 가능했습니다.
결론적으로, 조호바루에서 싱가포르로 넘어가는 방법은 예산, 인원, 아이 나이에 따라 선택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저희 가족은 세 가지 방법을 모두 직접 경험해본 결과, 프라이빗 차량 예약이 가장 편하고 만족도 높았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여행은 즐거워야 하니까요. 국경을 넘는 그 순간까지도 아이와 함께 웃을 수 있는 방법을 꼭 선택해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