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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디에고 뉴 칠드런스 뮤지엄 vs 애리조나 피닉스 키즈뮤지엄 비교 (체험, 연령, 분위기)

by 윌로우맘 2025. 4. 22.

칠드런즈 뮤지엄 관련 사진

미국에는 선진국답게 어린이 박물관이 잘 되어 있습니다. 저희 가족은 두 곳의 어린이박물관을 경험했습니다. 바로 캘리포니아주 샌디에고의 뉴 칠드런스 뮤지엄과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칠드런스 뮤지엄 오브 피닉스 입니다. 두 곳 모두 ‘어린이 박물관’이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체험의 방식, 분위기, 연령별 적합도, 부모의 관람 만족도까지 많은 차이가 느껴졌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실방문 기준으로 이 두 곳을 비교하면서, 가족여행 코스 선택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정리해보았습니다.

1. 체험 방식의 차이 – 예술 중심 vs 놀이 중심

샌디에고 뉴 칠드런스 뮤지엄은 처음 입장했을 때부터 기존 박물관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벽에는 벽화가 가득하고, 천장에서는 설치미술 작품이 매달려 있으며, 아이들이 뛰노는 공간조차 하나의 예술 작품처럼 설계되어 있습니다. 실제로 이 뮤지엄은 여러 현대 예술가들의 참여로 만들어졌다고 들었는데요, 아이가 단순히 놀이기구를 타는 것이 아니라 작품 속으로 들어가 몸으로 감각을 익히고 표현하는 공간이라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대표 체험존인 “No Rules...Except”에서는 아이들이 매트리스 벽을 타고, 쿠션 위에서 구르고, 마음껏 뛰어노는 자유로운 구조였고, ‘Wobbleland’에서는 유아들이 과일 조형물 위에서 오감 놀이를 즐기고 있었습니다. 특히 “Sketch Aquarium”에서는 아이가 색칠한 물고기가 스캔되어 디지털 수족관에서 실제로 헤엄치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예술과 기술이 잘 어우러진 체험이었습니다. 저희 아이도 “내 물고기다!” 하며 화면 앞에서 한참을 서성였고, 그 모습을 사진으로 남기며 오랫동안 이야기거리가 되었습니다.

반면, 피닉스의 칠드런스 뮤지엄은 보다 전통적인 키즈 플레이 공간의 확장판 느낌이 강했습니다. 처음 입장하면 거대한 트리하우스 구조의 설치형 놀이터가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아이들이 줄을 타고 올라가고, 미끄럼틀을 타고 내려오며 전 층을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구조였는데요, 말 그대로 몸을 움직이고 땀을 흘리며 활동하는 스타일의 체험 중심입니다. 재료 만들기 체험방, 종이 상자 마을 만들기, 장난감 마켓놀이, 모래놀이존 등 대부분의 공간이 ‘직접 만지고 만드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샌디에고가 예술 감각과 창의성을 자극하는 공간이었다면, 피닉스는 체력 발산과 조작 놀이 중심의 공간이라는 점에서 아이에게 다른 방향의 만족을 주는 곳이었습니다. 저희 아이의 경우, 예술 감각이 강한 편은 아니지만, 샌디에고에서는 감성적인 자극을 많이 받았고, 피닉스에서는 신체 놀이에 몰입하며 해방감을 느끼는 모습이었습니다. 두 곳 모두 장점이 확실하다는 것이 인상 깊었습니다.

2. 연령별 적합도와 부모 시선에서의 관람 편의성

6세 아이를 기준으로 볼 때, 두 박물관 모두 연령대에 맞는 콘텐츠는 충분했습니다. 다만 접근 방식과 관람 시 부모의 ‘편안함’에는 다소 차이가 있었습니다. 샌디에고 뉴 칠드런스 뮤지엄은 연령 구분이 잘 되어 있어 형제자매를 동반한 가족에게 특히 적합했습니다. 유아 전용 공간은 따로 분리되어 있어 아이가 좀 더 안전하게 집중할 수 있었고, 관람 동선이 층별로 깔끔하게 구분돼 있어 아이가 한 공간에서 오래 머무르며 깊이 있는 체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부모 입장에서 편했던 점은 각 공간마다 보호자를 위한 벤치나 쉼터가 마련되어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특히 Sketch Aquarium 앞이나 Innovators Lab 내에는 보호자 좌석이 여유 있게 배치되어 있었고, 실내 전용 구조이다 보니 날씨 걱정 없이 아이를 지켜볼 수 있었습니다. 화장실, 수유실, 기저귀 교환대도 모두 실내에서 연결돼 있어 동선이 정말 편리했습니다.

반면, 피닉스의 칠드런스 뮤지엄은 활동적인 아이가 계속 이동하는 구조라 부모가 계속 따라다녀야 하는 피로감이 있었습니다. 트리하우스 구조는 아이들이 위층으로 올라가며 사라지기도 하고, 다양한 체험존을 돌아다니는 방식이다 보니 부모 입장에서 시야 확보가 어렵거나 아이를 계속 찾아다니는 상황이 생기기도 했습니다. 물론 아이가 클수록 이런 자유로운 구조는 장점이 되지만, 유아 동반 가족은 조금 긴장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곳 역시 가족 단위 배려는 충분했습니다. 곳곳에 물 마시는 정수기, 키즈 전용 화장실, 유모차 주차 공간이 마련돼 있었고, 각 체험존마다 스태프가 있어서 길을 안내하거나 아이들의 행동을 지켜봐주기도 했습니다. 특히 “Creative Builders”라는 체험존에서는 저희 아이가 자석 블록으로 비행기를 만들었는데, 담당자가 아이에게 “이름은 뭐로 지을까?”라고 묻고 이름표를 붙여주는 등 개별적 관심을 주는 모습이 인상 깊었습니다.

3. 위치, 운영정보, 분위기 정리 – 어떤 가족에게 더 맞을까?

두 박물관 모두 도심에 위치하고 있어 접근성은 우수합니다. 샌디에고 뉴 칠드런스 뮤지엄은 다운타운의 가스램프 지구 바로 옆에 위치해 있어 관광 루트와 연계가 좋고, 인근에 카페, 공영주차장, 샌디에고 베이워크까지 도보 이동이 가능합니다. 피닉스의 뮤지엄 역시 다운타운 중심부에 있으며, 자체 주차장을 넓게 갖추고 있어 차량 이용자에게도 매우 편리했습니다.

운영 정보는 다음과 같으니, 참고해주세요.

  • 샌디에고: 목~월 운영 / 입장료 성인 $20, 아이 $18 / 실내 전용
  • 피닉스: 화~일 운영 / 입장료 성인·아이 동일 $17 / 트리하우스 구조 포함


두 곳 다 아이가 있는 가족여행 중이라서 가볼만한 박물관입니다. 일정이 타이트해서, 선택적으로 움직여야 한다면, 뭔가 샌디에고 어린이 박물관은, 예술/감성 중심의 체험을 하고 싶을 때 방문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아이가 에너지가 넘쳐서 풀어줘야 한다고 하면, 피닉스의 어린이 박물관을 추천드립니다. 저는 두 곳 다 좋았지만, 남자 아이여서 그런지, 뭔가 전신을 써서 뛰어놀 수 있는 피닉스가 더 마음에 들었습니다. 
결론적으로 샌디에고 뉴 칠드런스 뮤지엄은 예술·감성 중심의 체험을 원할 때, 피닉스는 활동과 신체 중심 놀이를 원할 때 적합합니다. 여행 일정과 아이의 성향, 그리고 부모의 체력(!)을 고려해 선택하신다면 만족도 높은 하루가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