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디에고 여행 중 실내에서 아이와 알차게 시간을 보내고 싶다면, 뉴 칠드런스 뮤지엄(The New Children’s Museum)은 가장 먼저 떠오르는 장소입니다. 저희 가족도 지난 봄, 6세 남자아이를 동반하여 하루 일정을 이곳에 투자했는데요. 결과적으로 “샌디에고에서 가장 만족스러운 장소”로 손꼽힐 만큼 즐겁고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실제 방문을 토대로 뮤지엄 내부 주요 체험존 5곳을 중심으로 어떤 점이 좋았는지, 연령별로 어떤 콘텐츠가 알맞은지 정리해보았습니다.
1. No Rules...Except – 아이 마음대로 뛰어노는 예술 공간
이곳은 뮤지엄을 대표하는 체험존으로, 이름 그대로 “규칙 없는 자유로운 놀이 공간”입니다. 저희 아이는 입장하자마자 매트리스가 겹겹이 쌓인 구조물로 달려가 점프하고, 구르고, 미끄러지고를 반복했습니다. 스펀지와 같은 소재로 만들어진 벽과 바닥은 안전하게 설계되어 있어, 부모 입장에서 불안감 없이 지켜볼 수 있었습니다.
실제로 저희 아이는 30분 넘게 이 공간에서 나올 생각을 하지 않았고, 그만큼 신체 활동을 좋아하는 아이에게는 최고의 장소였습니다. 특히 여러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협동하거나 따라 하며 놀이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고, 공간 안에는 직원이 상주해 있어 안전에도 신경 쓰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2. Sketch Aquarium – 아이가 그린 물고기가 스크린 속에서 살아 움직이는 곳
이 체험존은 디지털 아트 기반의 미디어 체험 공간으로, 저희 아이가 특히 좋아했던 두 번째 장소입니다. 입장하면 물고기 도안이 그려진 종이를 나눠주는데, 아이가 마음껏 색칠을 한 후 제출하면, 스캐너를 통해 대형 스크린 수족관 안으로 들어가 ‘살아 움직이는’ 물고기로 등장합니다.
처음에는 단순히 그림을 그리고 마는 활동이라 생각했지만, 아이가 자신이 그린 캐릭터를 찾아 스크린 앞에서 손짓하고 따라다니며 환호하는 모습을 보니, 단순한 미술 체험을 넘어 자기표현과 성취감이 자연스럽게 연결된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부모 입장에서는 미디어 아트를 통한 교육적 접근이 매력적으로 다가왔습니다.
3. Wobbleland – 4세 이하 유아 전용 감각 공간
저희 아이는 6세라 입장이 제한되어 있었지만, Wobbleland는 0~4세 유아를 위한 독립된 공간으로, 채소, 과일 모양의 조형물과 부드러운 놀이 요소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구조상 형제자매 동반 가족에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유아 전용 놀이터에 대한 고민이 많은 분들에게는 매우 유용할 것 같습니다.
입구에는 유아 전용 신발 벗는 구역이 있고, 안쪽은 완전히 바닥이 쿠션화돼 있어 기어다니는 아기들도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되어 있었습니다. 전시를 관람하면서 옆을 지나치기만 했지만,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도 아이들이 집중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습니다.
4. Innovators Lab – 아이가 만드는 창작 공방
창작과 조립을 좋아하는 아이에게는 Innovators Lab이 최고였습니다. 종이, 나무, 고무줄, 클립 등 다양한 재료를 활용해 무언가를 만들 수 있는 공간으로, 저희 아이는 스탭과 함께 '종이로 만든 헬리콥터 날개'를 만들었습니다. 만들기를 좋아하는 아이라면 최소 1시간은 머물 수 있는 흥미로운 장소입니다.
창작에 필요한 도구는 대부분 현장에서 제공되며, 직원들은 아이의 생각을 자연스럽게 끌어내고, 설명보다는 “한번 해보자”는 식으로 함께 만들어가는 방식이 인상 깊었습니다. 특히 여기서 만든 작품은 가져갈 수 있기 때문에, 여행 중 아이에게 특별한 기념품이 되기도 했습니다.
5. The Rain House – 감성 놀이에 딱 맞는 공간
이곳은 비 오는 날 집 안에 있는 느낌을 표현한 조형 설치물로, 조명이 어둡고 물소리와 함께 LED 효과가 더해진 감성적인 공간입니다. 활동적인 체험존을 둘러본 후 아이가 잠시 쉴 수 있는 공간이기도 했고, 어른 입장에서도 마음이 편안해지는 구조였습니다.
아이들은 이 공간에서 책을 읽거나 친구들과 속닥속닥 대화하며 조용한 시간을 보내기도 했고, 저희 아이는 작은 의자에 앉아 “진짜 비 오는 집 같아”라고 하며 긴장을 푸는 모습이었습니다. 창의성과 감성을 동시에 자극하는 공간으로, 뮤지엄 구성의 다양성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였습니다.
샌디에고를 아이와 함께 여행을 가신다면, 뉴 칠드런스 뮤지엄은 꼭 방문해보세요. 단순한 놀이 공간이 아니라, 예술과 감각 체험, 창의 활동이 자연스럽게 융합된 공간입니다. 6세 남자아이 기준으로도 신체 활동, 미디어 체험, 창작 공간이 모두 잘 갖춰져 있어, 하루 종일 지루할 틈이 없었습니다. 부모와 아이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구성이라는 점에서, 샌디에고 가족 여행지로 강력히 추천드리고 싶습니다.